방문해서 분식을 먹었을 뿐인데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먹게 해주는 신탄진의 희망휴게실에 다녀왔다
언제 문을 닫을지, 오늘은 열긴한건지 확실한 정보가 없어
미리 영업을 하시는지 여쭙고 퇴근하자마자 신탄진으로 출발했다
주소는 대전 대덕구 석봉북로 22
연락처는 042-931-1060이니 꼭 연락해보고 갈 것을 추천한다
주차공간은... 그냥 난 저녁시간이기도 해서 바로 앞 골목에 주차했다
신탄진 굴다리를 지나 한의원과 행운미용실 사이 골목으로 쭉 들어가다보면
모르고 있었을 땐 그저 망한 가게려니하고 슥 지나칠 수 있는 허름한 가게가 나온다
그곳이 바로 희망휴게실이다
외관이 정말 놀라울정도로 허름하다
허름이라는 표현을... 현재진행형으로 장사를 하는 집에 써도되는 말이 아니라는걸 알지만
그 단어가 아니고서야 이 가게를 표현할 방도가 시원치않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주 늦은시간이었으나 우리 외에 1팀의 손님(중학생으로 보이는 귀여운 네 명의 손님들)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또 한 팀의 손님(회사원같은 성인 남성 2명)이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인☆이나 블로그 리뷰는 많이 믿지 않는 편인데...
이유인 즉슨 요새 광고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대전 사람들 입맛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맛있다고해서 쫓아가보면 당췌 이걸 왜 돈주고 사먹는지 이해가 안가는 가게들이 태반이었던 터라
맛집은 되도록 직접 발품을 팔거나 혀를 믿을만한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는 편인데
인☆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이 희망휴게실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떡볶이의 비쥬얼이 내가 너무나도 사랑해마지않는 얇고 기다란 밀떡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초등학교를 다닐 적에 학교 앞에서 팔던 그때 그 감성의 밀떡말이다
내가 방문했던 건 시간이 꽤 흐른 뒤라 최근에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오뎅 3,000원
떡볶이 3,000원
만두 4,000원
라면 4,000원
잔치국수 5,000원
비빔국수 5,000원
콩국수 6,000원
많이 올랐으나 그래도 저렴한 가격...
여사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곳이라 저렴하게가 가능한 걸까?
아니면 치솟는 물가에 세뇌당한 내 뇌가 이정도 가격의 분식을 싸게 느끼는 걸까?
일단 3명이 방문했기 때문에 여유있게 떡볶이 2인분, 라면, 오뎅을 주문했다
먹는 양이 많은 편은 아니라 욕심을 잘 안부리는데 이곳만큼은 남더라도 부족하게 먹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진짜 이것저것 다 골고루 먹고 싶었지만 여사님 혼자 장사하시는데
너무 메뉴를 중구난방으로 하나씩 주문하기가 죄송스러워 최대한 가지수는 줄였다...
김이 폴폴 올라오는 저 자태들을 보라
그야말로 달큰한 국물 밀떡의 정석이 아닌가
너무 푹익어서 약간 투명해진 상태의 저 밀떡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이에 들러붙을 것 같이 스억스억 씹혀버리지만
결단코 이에 붙지 않고 그저 녹아버리고 만다
결국 떡볶이 1인분을 또 추가로 주문했다...
오뎅, 양파, 어묵, 밀떡, 파... 특별할 것 없는 재료들로
이런 정석의 맛난 떡볶이를 만들어내는 부분에서 나는 주인 여사님의 내공을 느꼈다
초등학교 앞 분식점이 세 개 있었는데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가게가 딱 이런 스타일의 떡볶이었다
내 코묻은 쌈짓돈을 그리도 앗아갔던 떡볶이를 30대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보고 있나 과거의 나여...!
너는 20여년도 더 넘게 흘러 맛난 떡볶이에 라면에 오뎅까지 배터지게 먹어놓고
집에 갈때는 떡볶이 3인분을 포장시키는 재력을 갖게 되었다...!
계란을 푼 분식점 스타일의 라면
요새 라면들이 대체로 밍밍해진 터라 좀 아쉬운 감은 있었다
집에서 라면을 끓일때는 소량의 미원을 살살 뿌려 조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릴적 먹던 자극적인 감칠맛의 라면을 다시 소환할 수 있다
의외의 다크호스였던 오뎅
국물이 상당히 탁한게 집에서 간단히 끓여먹는 오뎅탕같이 생긴 비쥬얼이지만
칼칼하고 진한 국물에 절로 소주 생각이 간절해진다
떡볶이가 상당히 단 편이기 때문에 한 번씩 칼칼한 국물을 떠먹어줌으로써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위의 컨디션을 보장시켜주는 녀석이었다
참 특별할 것 없는 재료와 메뉴지만
잊지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해주신 주인 여사님의 음식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강력추천하는 희망휴게실이다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 콩나물국으로 샤워하고 싶어요 원신흥동 많족 (0) | 2022.11.08 |
---|---|
[대전] 1,590원의 행복 회전초밥전문점 봉명동 수안초밥 (0) | 2022.11.05 |
[대전] 2차로 가볍게 즐기자 괴정동 부산진오뎅 (1) | 2022.10.04 |
[대전] 어디 한 번 질리도록 먹어보자 내동 황제장어나라 (1) | 2022.10.04 |
[대전] 없었던 고향의 추억을 조작하는 봉명동 고향촌 (1) | 2022.09.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