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역과 유성온천역 그 중간 어디즈음엔가 위치한 삼손숯불생고기돼지갈비
근처에 맛집이 많은 관계로 차를 타고 간판들을 스캔하고 있는 도중에
큼지막하게 적힌 수제갈비맛집이라는 글씨를 보고 홀린듯 차를 세웠다
수제갈비... 이 음식이야말로 히치하이킹의 고수라고 부를 수 있겠다
위치는 봉명동 566-13번지 1층
이 동네 대부분이 그러하듯 마땅한 주차 공간은 구비되어 있지 않으니 알아서 파킹해야 한다
정확한 영업시간은 모르겠고 월요일마다 휴무라고 하셨다
메뉴판이지만 돼지갈비와 삼겹살은 현재 14,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보편적인 가격으로 올랐으나 비싼 가격은 아니다
점심장사를 하신다는 걸 듣고 찌개도 먹으러 갔었는데 그때 이후로 점심메뉴 가격도 올랐다는 소식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에 통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이것이 이 집을 리뷰하게 된 본체라고 볼 수 있다
이 환장할 밑반찬들을 보라
나오기 직전 따숩게 뎁혀주셨는지 먹기 좋은 온도인 잡채는 물론
두부김치, 겉절이, 양념게장, 머스타드를 뿌린 무쌈말이, 애호박전, 꼬막무침, 콩나물무침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은 둘째치고 그냥 가짓수만 봐도 손이 무진장 많이 갈 것같아
실례를 무릎쓰고 직접 모두 하시는 찬인지 여쭤보니 여 사장께서 전부 손수 만드신다더라
요식업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이렇게 운명처럼 우연히 마주친 동네 고기집에서도 깨닫게 된다
여하간 밑반찬에 거의 혼절할 것 같은 정신을 부여잡고 소주를 기울이는 중 주문한 돼지갈비 2인분이 나왔다
온전히 모두 갈비 부위가 아니라서 좀 당황했지만 당시 가격도 저렴했고
이미 밑반찬에 혼이 나갔기 때문에 일단 군말없이 구워보기로 했다
본인이 고기를 잘 굽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라면 반드시 집게 마스터를 한 명 쯤을 잘 사귀어 두는 것이 좋다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집게 엑스퍼트 수준까지는 올랐던 나지만
고기 맛의 등급을 올려버리는 경지에 오른 남자친구를 만나 분에 넘치는 고기를 맛보고 살고 있다
술은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에 술이 따라오는 것 뿐이다
돼지갈비는 적당히 촉촉하고 적당히 달달한 아주 특별하진 않지만 문득문득 생각나서 방문하고 싶어지는 그런 맛이었다
돼지갈비는 자고로 달아야 맛있다가 지론이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양념육보다는 순정육을 좋아하는 남자친구는 삼겹살을 추가 주문했다
애호박과 양파를 함께 주시는 바람에 그만 먹으려고 내려놨던 젓가락을 다시 분주히 움직였다
때때로 고기 기름을 먹은 재철 채소는 고기보다 맛있다
입식과 좌식이 섞인 크지 않은 동네 고기집이다
하지만 허투로 준비하지 않은 정성스러운 밑반찬과 정도를 지키는 맛있는 고기가 함께하니
더이상 이 고기집은 평범한 동네 고기집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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